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고급스러워졌으나 좀 오글거린다. 영화(및 연극.뮤지컬.드라마)


일단, 이 영화를 보기 전 맥을 같이 하는  '크로니클'을 본건 참 잘한 짓 같다.

어메이징한 스파이더맨은 샘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의 어줍잖고 찌질하고 고민많고 소심하고
어두운... 피터 파커를 거부한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감동스러웠던 '스파이더맨2'에서의 지하철씬.
수 많은 시민들이 스파이더맨을 보고
 '어머, 얘 별거 아닌 고딩이었네'라는 대사에 눈시울을 붉힌 관객이었다면,
유려한 로맨스를 만들었던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감독처럼 굉장히 세련된 이 영화가 좀 낯설것이다.

허나, 피터파커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만들어준 뉴욕시민들의 소탈한 면은
이 영화에 와선, 거대한 타워크레인에 맞춘 제임스 어너의 장대한 음악처럼
뜬금없이 진지하게 다가와 오글거림을 낳기도 한다.

스파이더맨시리즈를 흐르는 큰 줄기는 바로 벤 삼촌이 죽기 전 했던
'큰 능력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이다.
그것이 성장통과 맞물렸을때, 우리는 성장 즉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삶에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맞보며 찌들어가는지를 알기 때문에
그런 피터 파커가 무지 안쓰럽고도 가깝게 느껴졌다.

정말 지 몸통 하나 잘 못지킬 것 같은 큰 눈의 토비 맥과이어와 
좀 못생겼던 메리 제인인 '커스틴 던스트'보다 
'소셜네트워크'에서처럼 훈남 똘똘이인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파커와 
금발에 좀 더 나이들어보이지만 그래도 이쁜 '그웬' 역의 엠마스톤은(그러고 보니 '500일의 써머'에 주이 드샤넬과 좀 비슷; 앞머리
내리고 포니 테일 잘하는 것도 글코...)
딱 봐도 저 학교에서 둘이 왜 연애 안하나? 싶을 정도로 훈남훈녀 커플이다.
감독 취향대로 이 영화는 금발머리 거추장스런 민폐캐릭터로 소리만 빽빽지르는 히어로 애인은 전혀 아니다.

나는 헐리웃 10대 청춘물을 참 많이 좋아한다.
'헤어스프레이'의 잭 애프런이 나온 '하이스쿨 뮤지컬'시리즈도 잼나게 보던 사람이다.
젊고 풋풋한 애들이 사랑에 빠지는건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보는 이로 하여금 젊어지게 만든다.
피터가 리저드에게 긁혀서 마치 로미오처럼 창문으로 들어와 웃통을 벗고 있을땐
괜히 두근대는 것이 이게 13세 이상 관람가가 아닌 19세 이상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싶을정도로.
그웬과 서로 호감을 느끼고 머뭇거리는 데이트 약속 장면은 '500일의 써머'에서 복사기 앞에서 나누는 두 주인공의
풋풋한 호감이 떠오른다.
역시 이 감독은 여성적인 감수성으로 연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어 보인다.
혹시나 '어벤져스'같은 액션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큰 화면으로 보는 알콩달콩 러브씬은 나쁘진 않다.

[둘다 고딩처럼 안생겨서.. 고딩도 아니게 놀고 그람~ 안대~]

10년간 확실히 기술력의 발전은 이 영화가 당연히 3D  로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뉴욕의 마천루 사이를 질주하는 스파이더맨의 카메라 웍은 역시 압권이다.
이제 3D 안경을 쓴 관객은 스파이더맨의 시점으로 누비기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클라이맥스 전까지 캐릭터 설명 및 연애이야기가 많이 전개됨에 따라
사실상 3D로 찍은 부분이 거의 없다는건 좀 아쉽다.

이 영화의 캐스팅 또한 피터파커의 삼촌과 숙모가 당대 최고의 배우인 마틴 쉰과 샐리 필드.
배관공과는 전혀 안어울리는 필모를 가진 마틴 쉰의 위엄. 그리고 너무 늙었지만 역시 당당하고 지적인 여성이었던
샐리 필드말이다. 이 어찌 전 시리즈의 숙모와 다른 캐스팅 아닌가.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다 놀란건 바로 캠벨 스콧이었는데, 중고딩 시절
케니지가 머리컬을 휘날리며 부르는 섹소폰 선율에 암환자 빠박이 머리를 하고 나와 여심을 울렸던
'Dying Young'의 그 스마트한 캠벨 스코트가.. 2차대전 호쾌하게 포탄을 날리던 '멤피스벨'의 캠벨 스콧이 어디 나온건가? 
싶어서 집에와서 찾아보니. 피터의 아버지;;;;;;아.... 세월은.... 아 거울 좀 보고,, 눈물도 좀 닦고....
더 안습인건, 크레딧에서 확인한 토마스 하우웰 이라는 이름.. 당대의 톰크루즈와 브렛팩의 일원이었던 '아웃사이더'의 토마스 하우웰은
오글거리는 크레인기사였다는 건 더욱 충격적이다. 오랜만에 본건데 확 늙어서 못알아봤다. 세월이 가면~~)

이 영화를 보기 전 파운드 푸티지 장르로 너무나 빼어난 10대 청소년들이 얻게 되는 초능력을 다룬 '크로니클'을 보았다.
크로니클은 당연히 피터파커를 떠오르게 만든다.
이 영화 역시 갑자기 생긴 초능력을 하나씩 실생활에 써먹는 청소년들이 등장하는데
어찌나 현실적이고 게다가 그 능력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그 사람을 형성하는 사회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씌여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는 대단히 사회성 짙은 이야기를 많이 집어 넣고 있다.
미국내 실패한 의료정책이라던지, 학교폭력,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격차 등등으로 이런 방식을 써서 묻어나게 한다는건 27살 영민한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감독 정말 이런 저예산이 아닌 블록버스터 맡게 되어도 잘 할 것 같다.
이 영화 초반부에 따라부르는 노래는 우연찮게도 작년 큰 인기를 얻었던 제씨제이의 'Price Tag' 이다. 노래 가사가 이렇다.
it's not about the money money~  we don't need your money~ forget about a price tag'
초능력이 부자나 부처같은 마인드나 잘생긴 훈남이 아닌 그저 너와 나 일반인에게 내려졌을때...

여기에서 이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누군가에겐 단점으로 다가 올 수 있다.
슈퍼 히어로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마블회장 스탠리 옹은 못마땅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샘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왜 명작이었는지를 기억한다.(특히 2편)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에서 가장 뭉클한 지하철씬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
2편에서 피터 파커는 자신의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자 평범한 피터 파커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며 그 바보같은 웃음을 지으며 걸어가며 나오는 노래..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어찌 피터 파커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은행 대출도 갚아야하고 신문배달도 하고 우유도 나르며 밤엔 악당들과 싸워야 하는 피곤한 피터 파커...에서


조금은 무겁고 진지했던 대의명분에서 벗어나 개인사로 얇아진 리부트된 피터 파커.
이제 '스파이더맨'은 '트와일라이트'의 그 늑대주인공같은 여심과 팬심을 얻을 것이다.
피터 파커는 천재에다가 이쁜 여자까지 얻은 최고급 남자이니 말이다.
말도 느물거리게 잘하고 잘생기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유려하고 능글맞지만 풋풋하고 빠르다. 그리고 오글거린다.
마크 웹 감독은 후속편을 어떻게 끌고 나갈까? 큰 위협이 없는 이번 편은 후속편을 위한 전초전정도 이다.
때끈하게 잘 나왔지만 샘 레이미의 1,2편 같은 인상적인 음악이나 장면(거꾸로 키스 같은..)은 없다는게 다소 아쉽다.
3D기술력에 기댄 스파이더맨의 마천류 질주 장면 외엔...
(음악이 재밌는 부분은 한 장면 있다. 중반정도 쫄쫄이를 입고 할렘가 양아치들을 처단하며 빈민가 골목틈사이를 
날아다니는 씬은.. 인도영화에서 곧잘 들을 수 있는 멜로디와 리듬이 나온다. 이 영화에 '슬럼독밀리어네어'에 나왔었던
배우가 다소 악하게 나온다.)

[악당도 아니고 선한 사람도 아닌... 그러니까 그냥 동기부여가 약한... 약간 게리 올드만과 줄리앙 샌즈를 닮은 리스 이판은 사실
안경 벗으면 확 달라진다. '락큰롤 보트'에서의 또라이 연기가 인상깊었던... ]

영화 엔딩부분. 
멜로드라마의 최고 갈등. 사랑에 방해 요소 중 하나..
최무룡이 김지미에게 한 그 유명한 대사..임재범이 울부짓었던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날꺼야.
그런데 그렇게 음울할 줄 알았던 로맨스가 그냥 끝나지 않고, 파커의 위기가 끝난 후에도
장장 10여분간을 지속되며 두 청춘남녀는 우리를 막는 약속따위 개나 줘버려~라며 웃어보인다.
아 왜 그 전에 안끝냈을까~ 하며 시계를 봤던 나는 그제야 이유를 확인했다. 
자, 슬픔도 고통도 없이 그저 행복한 미래만 있는 너희는 청춘이고 이 영화는 청춘로맨스구나.
시대가 달라진걸로 봐야할까. 스탠리옹은 영화만큼 마크 웹의 장난어린 유쾌한 장면으로 깜짝 등장한다.
누군가에겐 밝고 경쾌해지고 멋있어진 히어로가 반가울지 모르겠다. 최소한 잘생겨진건 나로서도 반갑다.
굳이 이런 영화에서까지 그런 생활고나 성장통을 느끼고싶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왠지 바보같은 큰 눈을 껌벅거리며 알 수 없는 유약한 웃음을 짓는 피터 파커가 조금은 그립다.


덧글

  • dawnsea 2012/07/02 13:23 # 삭제

    나도 이전 스파이더맨의 소시민스럽고 븅딱같은 공도리 이미지가 좋았는데.. 게다가 여친도 매번 찌질한게 얼마나 공감이여..

    허나 이번 스파이더맨은 일단 너무 잘생겨서 보기도 전에 이거 뭐야 했습죠..

    아직 못 봤지만.. 극장에서 내려야 볼 수 있는 여건이라.. ㅋ

  • rumic71 2012/07/02 13:23 #

    액션도 좋았습니다. 스케일이 큰 건 아니었지만, 스파이디가 보다 거미다워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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